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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유품을 정리하며....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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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를 치르고 다시 주저앉게 되는 시간이 있다.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갑자기 남겨진 고인의 물건들은 다 제각각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이야기를 듣다가 갑자기 목이 메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산 사람의 몫이다.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할 때 그랬다. 어머니는 나와 아내가 사 드렸던 내복을 끝내 입지 못하셨다. 새옷을 곱게 보관하고 헌옷만 입다가 떠나신 어머니의 옷장을 정리하며 '엄마'의 인생이 가엽고 서러워 눈앞이 흐려진 순간이 많았다. 어디 옷뿐이랴. 혼자서는 감당도 하지 못할 그릇과 박스도 다 뜯지 않은 전자제품들, 그리고 아껴 모아둔 얼마의 돈이 남겨졌다. 그건 어머니의 인생이 남긴 부스러기였다. 차곡차곡 모으고 쌓아간, 세월의 허물 같은 어머니의 물건들을 만나며, 나는 어머니가 살았던 시간의 기다림과, 외로움과, 처연함과, 간절함을 곱씹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곧 나의 이야기가 될 차례라는 생각에 흔들렸다. 나는 아직도 어머니의 집을 보존하고 있다. 내 고집이고, 지불되는 값이 적지 않지만 후회하지 않는 결정이다. 그 공간과 물건은 나에게 계속 말을 걸고, 대답을 하고, 나를 어루만지는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그 '어머니의 집'에 들어설 때마다 "다녀왔습니다"라는 인사를 혼자 말할 때면, 어머니의 물건들은 서로 나를 만나려고 아우성을 친다. 그리고 가끔은 진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렇게 죽었으나 여전히 살아있는 어머니를 기념하며, 나는 요즘도 하나 둘씩 어머니의 유품을 계속 정리하고 있다. 어쩌면 이 일은 내 평생의 과업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내 물건에 섞여, 어떤 것은 나의 유품이 될런지 모르겠다. 인생은 그런 것이다. 이미 있는 것도 다 쓰지 못하고 '불현듯' 떠날 날이 올 것이다. 하여, 되도록 간소하게, 되도록 고상하게, 되도록 감동적으로 남기면 좋을 것 같다. 무엇을 남기든 그것을 만나는 사람은 또 눈물로 목이 메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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